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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FJ이 보는 타 mbti유형카테고리 없음 2020. 6. 26. 00:44
mbti는 비록 전문가들이 매우 부정확한 검사이며 심리테스트급의 사소한 것이라고 말하지만, 내가 경험적으로 축적된 데이터로는 mbti 유형은 과학이다(!)
결과가 맞지 않는다면? 내 생각에 그것은 자기자신을 잘 모르기에 나타나는 결과가 아닐까 싶다. 혹은 내가 되고자하는 자아를 생각하며 체크했을 수도 있다.
특히 나는 s와 n중 매우 s에 치우쳐있는 사람이다.
나는 과거를 곱씹고, 매우 현실적이며 내가 겪은 경험으로부터 결론을 낸다. 굉장히 사소하고 디테일한 부분에 집중한다.
반대로, 미래를 관망하는 걸 어려워하고, 비전제시나 아이디어 제시를 어려워 한다. 숲을 거의 보지 못한다.
감각과 직관이라는 외부자극 수용과 처리 방법의 차이가 이렇게 큰 다름을 만들어낸다는 걸 몰랐을 때는, 내가 왜 그리 직관적인 사람에게 끌리는 지 알지 못했다.그런 직관적인 면이 부럽고 닮고 싶은 나에겐 그간의 경험으로는 n유형은 친구나 지인으로서는 큰 자극을 주고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지만 그 이상 더 깊이 들어가는 순간, '파국'이었다 파국(a.k.a. 연애)
수 많은 연인들의 '성격이 너무 달라서 힘들어요'라는 말이 결국 이 n과 s 성향의 차이로부터 비롯됨이 크지 않을까한다.(물론 t와 f 성향도 성격차이에 한몫할거라 생각한다. 만약 f와 t가 꾸준히 잘 만나고 있다면 그것은 f가 감정적으로 무뎌지기를 연습하고 있는 중일거다.)
직관형이 남들에게 쉽게 하지 않는 깊은 내면의 이야기를 얘기하기 시작하면, 나는 너무 비약적이며 비현실적이라는 생각을 하기 시작한다.
며칠전에는 entp 친구(나와 정반대)와 함께 mbti에 대해 얘기했다. 매우 친하고 사회이야기, 직장이야기,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 사이이지만, 깊은 사적인 이야기로 들어가는 순간부터는 약간의 미묘한 긴장을 느끼게 된다.
반면에 esfp의 친구는 공적인 이야기는 많이 하지 않지만, 공감대 형성이 잘되어 따로 단둘이 오래 만나도 편하다.
고등학교때부터 꾸준히 만난 한 친구도 esfp 성향인데, 꽤 잘 맞는다. 기본적인 사고과정이 비슷하니 부족한 부분은 서로 보완하게 된다. 연인으로 만나도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사실 n성향의 친구를 꽤 좋아하는 편이다. 내가 볼 수 없는 시각을 제공해주는 게 너무 부럽고 좋아서. 그런데 연인의 경우는 성향적 차이가 조금은 더 극대화된다. enfp성향의 그는 내가 동경하는 요소들을 모두 갖고 있었다. 지인으로만 머물렀다면 참 좋았을텐데, 연인 관계에서는 그의 직관적임을 도저히 감당할 수가 없었다. 왜? 내가 듣기에 뜬금없는 말이 너무 많았거든. 또, intj였던 그2는 직관적 성향에 이성적임까지 더해져, 나에게 엄청난 심적 고통을 주었다. 물론 그는 일부러 그럴 생각은 없었을테지만, 서로 이해하기 힘들고 조율하기까지 너무나도 큰 힘이 드는 관계였다.
감정적으로 잘 맞는다고 생각했으나, n과 f의 조합은 n과 t의 조합보다도 연인으로는 더 힘들었다. nt성향은 그저 매우 다르니, 그러려니하고 받아들이게 된다면, nf성향은 언뜻보면 나와 비슷해보여 더 끌리기도 하는데, 막상 깊은 대화를 시작하면 나는 한없이 대화의 흐름을 잡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했다. 또 그들은 내가 그들에게 그러듯 나에게 정서적인 지원을 바라는데, 나는 그들이 원하는 노골적인 감정표현이나 확실한 기브앤테이크는 아무래도 부담스러웠다. 나는 감정표현보다는 행동파인 츤데레에 가깝구나 생각했다.
그렇다면 sf성향은 어땠나? 나랑 너무 비슷해서 어린 날의 나는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여태 더 오래 만나지 못해 그리운 사람들은 모조리 다 이 유형이다. isfj, esfj, isfp
이젠 sf성향이 제일 나에게 편안함을 주고 정서적인 안정감을 준다는 걸 깨달았다. 분명 나는 또다시 처음엔 큰 끌림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그래도 다음 연인이 꼭 sf성향이기를 바라며 그간의 경험으로 길게 보고 지속하는 관계를 맺고 싶다.
이 글은 절대 구남친이 꿈에 나와서 쓰는 글이 아니다.